2023.12.14조회 : 3994
dBC(dA Branding Cluster : 디에이 브랜딩 클러스터)는 디에이건축 최초의 브랜딩 조직입니다. 건축 프로젝트의 분업화에서 오는 기술 공백과 시행착오를 개선하고, 건축‧경제‧사회‧기술‧심리‧환경‧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문학적 탐구를 통해 땅과 건물의 가치, 나아가 클라이언트의 브랜드가치를 증폭시키는 솔루션을 제안합니다.
dBC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대가 요구하는 수준 높은 경쟁프로젝트에서 디에이건축이 압도적인 우위를 선점할 수 있도록 전략적 사고와 도전적인 태도를 가진 분야별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를 양성하고 함께 성장하는 것입니다. 비즈니스 브랜딩, 산업 트렌드, 스마트시티, ESG, 하이엔드 등 건축과 사람이 닿는 지점, 도면 밖의 세상을 탐구하고 도전합니다.
dBC의 리더 강지혜 소장님을 만나, 더 깊은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 지난해 디에이건축은 변화하는 시장에서의 적응력과 차별화된 경쟁력 증대를 위해 특별한 팀, dBC를 런칭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dBC가 어떤 일을 하는 팀인지 묻는 분들이 많지요. dBC는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고, 무엇을 하는 팀인가요?
dBC 런칭 초기부터 “대체 뭐 하는 팀이냐?”라는 질문을 참 많이 받았는데요. 특히 ‘브랜딩(Branding)’ 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에게 모호하게 느껴졌을 것 같아요. 좁은 의미에서 보면 브랜딩이라는 것은 이름을 짓고 이미 만들어진 무언가를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일처럼 생각하게 됩니다. 처음엔 저도 확실히 정의 내릴 수 없었지만, 지금 제게 있어서 브랜딩은 클라이언트와 사업 전반의 이익과 리스크를 함께 고민하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으로서의 ‘비즈니스 브랜딩 (Business Branding)’에 가깝습니다. 그렇기에 저희 팀은 기존 설계업무와 완벽히 다른 일을 한다기보다, 수준 높은 클라이언트의 니즈(Needs)를 넘어 그들의 원츠(Wants)를 만족시키기 위해 프로젝트를 남다른 관점으로 예리하게 바라보고 다각화된 솔루션을 제안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주어진 일만을 업무영역으로 보지 않기에 dBC의 업무에는 경계와 틀이 없습니다.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한 일, 건축 이외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일, 기존 강자를 넘어설 아이디어가 필요한 일 등 새로운 도전과 시도가 필요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팀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일반적인 설계조직에서 진행하는 업무방식과 다를 것 같습니다. dBC는 어떤 식으로 일하나요?
직급에 상관없이 각 개인이 하나의 팀을 운영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일에 주체가 되는 것이지요.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팀의 구조는 다양하게 결합하고 분리되며 상황에 따라 재편됩니다. 각 개인은 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프로젝트에서 본인의 역할에 충실하며 자신만의 알을 깨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합니다. 개인의 성장을 위한 목표도 꾸준히 새롭게 설정하고 달성해갑니다.
저의 역할은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팀원들에게 제시하고 각각의 역할을 제안하고, 설득시켜 이끄는 것에 있습니다. 정의 내려지지 않은, 답이 없는, 모호한, 불확실한 프로젝트들을 중심으로 작업하는 팀의 특성상 방향성을 제시하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만, 초기에 큰 틀의 방향성을 가지고 팀원들과 충분한 토론 후 업무의 방식, 영역, 일정 등을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여 작업을 시작합니다. 원하는 목표에 다다를 수 있도록 수시로 전략을 점검하고 보완하여 긴장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렇듯 dBC에서는 개인과 팀 모두가 도전하는 태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의지,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와 일에 대한 태도를 가장 중요시 여기며 일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면 반드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날카로운 리뷰를 진행합니다. 보통은 프로젝트 당선이 되더라도 다음 프로젝트로 넘어가기까지 텀이 짧기 때문에, 잠시 기뻐하고 이전 프로젝트를 충분히 소화하지 못한 채 다른 프로젝트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프로젝트 리뷰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당선된 제안의 장점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지만,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상대 팀의 어떤 부분을 본받아야 하는지 날카롭게 논의하는 자리를 갖습니다. 저희 팀의 궁극적인 목표가 ‘성장’이기 때문입니다.
Q. 팀이 만들어진 후 1년 반 정도가 지났는데, 벌써 많은 프로젝트들을 수행하셨습니다. 그동안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금의 dBC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은 팀이 생기기 이전부터 쌓아왔던 수 많은 프로젝트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지나고 보면 매 프로젝트가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타이트한 RFP로 설계사별 변별력이 없었던 난감한 상황을 ‘LID System의 건축화’로 새로운 전략을 세웠던 세종시 1-5 프로젝트가 그러했고, 바로 이어진 세종시 2-4 프로젝트에서는 자연을 끌어들이는 ‘107 Nature’라는 다공질의 주거 공간을 전략으로 단위세대, 주동, 스카이 커뮤니티, 건강 계단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아이템을 구현했던 일들이 지금 하는 모든 일들의 밑바탕이 되어준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도 ‘마곡 공공형 지산 및 도전숙’, ‘성동구치소 신혼희망타운’, ‘KT 자양 복합개발’, ‘중계본동’, ‘유엔사부지 복합개발’ 등 많은 프로젝트에는 참여해 매번 새로운 전략을 세워왔습니다. 공공공모에서는 건축철학과 시대정신을 전략으로, 민간공모에서는 기업이 처한 상황을 돌파하는 건축적 솔루션을 전략으로, 설계안의 설득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다양하게 구사해 왔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의 노하우가 쌓여왔기에 ‘잠실 스포츠 마이스 복합개발’, ‘울산 신세계 복합개발’, ‘창동 농협 하나로클럽 복합개발’, ‘압구정2구역 재건축’ 같은 대규모 복합개발 프로젝트에서 빛을 발했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를 거듭할수록 아이디어를 가다듬고, 작은 성공에 자신감을 더해 그 다음 프로젝트에 조금 더 완성도 있는 내용들을 담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저희 팀은 이러한 건축 프로젝트 이외에도 직원들을 위한 Part5 라운지 공사, 압구정2구역 홍보부스, 아티클 기고, 주제별 책자발간, 사 내외 세미나 등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시도해 봅니다. 기회를 미리 재단하지 않고 우선 도전하고 개선하는 방향으로 일을 진행하고 마무리합니다. 이는 힘들고 고단한 일, 조금은 어려운 일, 귀찮은 일,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에 기회가 있다고 믿는 제 신념에 따르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압구정 2구역 재건축 홍보 부스도 수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업무영역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홍보부스는 일반 조합원들에게 우리를 알릴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라는 생각으로 무리한 업무 일정에도 놓칠 수 없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현실적인 제약조건에 의해 많이 축소되었지만, 베니스 비엔날레 파빌리온을 연상시키는 부스를 만들고자 실내외 건축계획부터, 오감을 자극하는 세세한 아이템까지 치밀하게 계획했습니다. 디에이건축의 이미지가 강렬한 인상으로 남을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고, 형식적인 홍보부스가 아닌 세련된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남기고 싶었습니다.
Q. 디에이건축 뿐 아니라 업계 전체를 살펴봐도 독특한 조직입니다.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dBC가 온전히 프로젝트를 총괄로서 수행하는 팀이 아니다 보니, 프로젝트에 대한 저희 팀의 제안이 항상 수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합리적이고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짧은 인허가 기간이라든가, 공사비, 발주처의 사정 등으로 반영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구요. 그나마 초기에 투입되어 프로젝트에 깊숙이 관여한다면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지만, 대부분은 후반부에 아이디어를 건네주는 일이 되기 때문에 겉만 포장하는 일에 그칠 때도 많습니다. 아이디어가 반영되어 현상 설계 당선이 되어도, 지어지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들로 인해 구현되지 못하는 케이스도 많아요. 분명히 저희가 치열하게 고민해서 만들어 낸 아이템들과 계획평면인데, 다른 회사의 건축물에서 구현되고 그 회사의 아이템으로 홍보될 때는 많이 아쉬웠습니다.
Q. dBC가 처음 출범할 때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었는데, 이루고 있는 중일까요? 어떤 미래를 그리시나요?
가장 최근에 당선된 압구정 2구역 재건축 프로젝트를 통해 게임 체인저로서의 이미지가 조금이나마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강자들로 이루어진 재건축 시장의 고정관념을 뒤집어 도전적인 신흥강자로서의 이미지를 일반인들에게까지 각인시킨 것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성과일 것입니다. 게임 체인저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기존방식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경쟁하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판세를 뒤집는 일이기에 사소한 일 하나도 세심하게 바꿔가야 했습니다. 그래서 압구정 2구역 프로젝트는 더 예민하고 힘들게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당선전략은 이미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훨씬 이전에 완료해 놓은 상태에서 계획안을 진행하고, 상대사 전략을 예측하여 그와 완벽하게 다른 차별점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도미니크 페로와의 인터뷰, 이슈를 만들어 내기 위한 오감 자극 홍보부스 등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세심하게 준비했습니다. 제 막무가내의 요청에도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신 김현호 대표님과 심형준 파트장님, 늘 불평불만없이 자발적으로 일하는 dBC 직원들, 그리고 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많은 일을 도맡아 해왔던 기획관리실 직원들이 없었다면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는 포부에 다가가기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아직 완성형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매 프로젝트마다 게임체인저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dBC가 런칭한지 2년이 다 되어갑니다. 과거 팀에 속해 프로젝트의 일부만 바라볼 때보다 도전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진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프로젝트 이외에도 앞으로의 시대가 요구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건축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공부와 고민이 필요하고, 그때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시너지가 저에겐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팀원들 개개인의 성장이 중요하고 그것이 팀의 성장을 이끌어 나갈 것에 한치의 의심이 없습니다. 함께 고민하고 도전하는, 열정 가득한, 사람과 기술을 이해하는, 통찰력을 가진 리더를 양성하여 끊임없이 시대의 관성을 깨는 게임체인저가 되는 것이 dBC가 꿈꾸는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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